여름 휴가, 굳이 거기 갈 필요있나? 국내 숨은 여행지 5곳
여름만 되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풍경이 있습니다.
해운대, 경포대 백사장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껴서 파라솔 하나 겨우 차지하고, 속초 가는 고속도로에서 3시간을 꼼짝없이 버티는 것.
저도 한때는 그 행렬에 기꺼이 끼어들었습니다만... 언젠가부터 나이 탓인지 그게 휴가인지 고행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오죽하면 방구석이 제일 편하다는 말이 있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사람을 피해, 진짜 쉬고 올 수 있는 국내 숨은 여행지 다섯 곳을 찾아봤습니다.
유명세에 비해 덜 알려진 곳들이고, 제가 직접 다녀왔거나 가까운 지인이 "거기 진짜 좋더라" 하고 감탄한 곳들입니다.
전남 신안, 퍼플섬이 전부가 아닙니다
퍼플섬(반월·박지도)은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신안군 자체는 아직 여행자들에게 '완전히' 열리지 않은 느낌입니다.
압해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작은 섬들.. 예를 들어 기점 소악도의 '기적의 도서관 순례길'은 아는 사람만 아는 코스입니다.
12개의 작은 예배당이 섬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종교와 상관없이 그 고요함이 참 묘하게 마음을 건드립니다.
여름 성수기에도 붐비지 않는 게 최대 장점인 것 같습니다.
경북 봉화, 진짜 청량함의 기준
봉화는 솔직히 말하면 '가기 불편한 곳'입니다.
대중교통이 편하지 않고, 내비도 가끔 뻘짓을 하는 구간도 있구요.
그런데 바로 그 불편함이 사람을 막아준 덕분에 청량산, 분천역 일대가 아직도 조용한 편입니다.
분천역의 산타마을은 겨울 콘텐츠로 알려졌지만 여름의 낙동강 상류 풍경도 꽤 운치있고 좋습니다.
무엇보다 한여름에도 기온이 확실히 낮습니다. 서울은 열대야인데 여기는 괜찮더라구요.
충남 태안, 안면도 말고 '학암포'로
태안 하면 안면도, 꽃지 해변을 떠올리시겠지만 같은 태안군의 학암포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국립공원 구역 안에 있다 보니 개발이 제한돼 있고 차박이나 가족 단위 조용한 여행에 딱 적합합니다.
해수욕보다는 해안 트레킹이나 갯벌 체험 위주로 즐기는 곳이라 왁자지껄한 피서보다 한갓지고 조용한 여름을 원하는 분들께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붐비지 않는 바다'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충분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여름에도 하얗습니다
'자작나무숲'은 겨울 설경으로 워낙 유명하지만 여름에도 초록 잎사귀와 흰 수피의 대비가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 숲 자체가 시원하고 청량하니 무더운 여름에 눌릴 수 있는 상쾌함이 있는 곳이 이 곳입니다.
인제 자체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라 한여름에도 밤에는 긴 소매가 필요한 수준이구요.
다만 원대리까지 가는 길이 꼬불꼬불해서 편치는 않으니 차멀미 체질인 분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주 서귀포, 중문 말고 '법환, 강정 해안'
제주에는 사실 숨을 곳이 없다고 하는게 맞기는 한데 그래도 서귀포 법환포구나 강정마을 해안은 아직 관광지화가 덜 됐습니다.
포구 특유의 소박한 식당, 무인양품 없는 거리, 올레길 7코스의 한갓진 구간, 중문의 화려함을 굳이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하루쯤은 이쪽으로 발길을 돌려보시는 것도 제주를 다르게 느끼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고살리숲길, 머체왓숲길 같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가 보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여름 휴가에 '모두가 가는 그곳'을 굳이 피할 필요는 없겠지만 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질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북적이는 피서지에서의 활기가 취향인 분도 계시지만 사람 없는 곳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게 진짜 휴가인 분도 계시니까요.
본인의 취향에 맞게 판단하면 되겠습니다.
어느새 여름휴가를 생각할 계절이 와버렸네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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